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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1930년대 말, 전북 남원의 양반촌인 매안 마을과 상민 마을 거멍굴이 공존한다. 이 마을의 상민들은 이 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간다. 매안과 거멍굴 마을의 실질적인 지배자는 이 씨 문중의 종부 청암 부인인데, 그는 남원의 매안 마음 이 씨 문중에 시집와 열아홉에 청상과부가 되었으나, 몰락해 가는 집안을 5 천섬 지기로 일으켜 세우고 스스로 기둥이 된다. 그리고 청암 부인은 남편의 동생인 이병의의 장자 이기채를 양자로 맞는다. 이기채는 청암부인을 극진히 모시건만, 이들의 가세는 점점 기울고 만다. 이기채는 율촌댁에게 장가를 가서 아들을 낳았는데, 그의 이름은 강모이다. 강모는 사촌 동생 강실을 마음에 두고 있지만 강인한 성품의 허효원과 혼인을 하게 된다. 천성이 약한 강모는 종손의 자리를 버거워하다가 징병을 피해 만주로 떠나고 청암 부인은 죽음을 맞게 된다. 혁명을 통해 평등 사회를 이루겠다는 사촌형 강태와 함께 만주에 도착한 강모는 조선족의 참담한 현실에 대하여 서로 슬퍼한다. 한편, 매안 마을의 외곽에 자리 잡은 거멍굴의 상민들은 양반촌 사람들에게 억눌려 살아왔던 것에 대한 한을 되갚으려 한다. 억울한 일을 당한 상민이 종가마루를 쇠스랑으로 내리찍는 일이 생긴다. 상민 춘복이는 양반 자식을 낳기 위해 이 씨 문중의 강실이를 겁탈하고, 이에 강실이는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지만, 강실은 아이를 밴다. 거멍굴 무당 백단이 부부는 청암 부인의 묘를 파헤치고 그 자리에 제 아비의 백골을 투장한다. 이 씨 문중은 점점 기울어져 가는데 장손인 강모는 만주로 가서 소식이 없고 이제 가문을 지키는 일은 3대 종부인 효원에게 남겨진다.
핵심정리
- 갈래 : 장편소설, 대하소설
- 성격 : 토속적, 민속적
-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
- 시간적 배경 : 일제 강점기
- 공간적 배경 : 전라남도 남원 근처, 만주
- 내용 1부 : 흔들리는 바람
내용 2부 : 평토제
내용 3부 : 아소, 님하
내용 4부 : 꽃심을 지닌 땅
내용 5부 : 거기서는 사람들이 - 주제 : 이씨 가문 삼대의 굴곡진 삶을 통해 나타나는 우리 민족의 혼
인물의 특징
- 청암부인 : 이 씨 문중의 종부로 강단지고 사리분별이 밝아 쓰러져 가던 이 씨 가문을 일으켜 세운 주인공이다
- 이기채 : 청암부인의 양자로, 신경이 날카롭고 건강이 좋지 못한 인물이다. 어머니인 청암부인을 극진히 모시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기우는 가세를 돌이키지는 못한다.
- 이강모 : 이기채의 아들로 이씨 문중의 장손이다. 허효원과 결혼하나 사촌인 강실을 사모한다.
- 허효원 : 강모의 부인으로, 청암부인처럼 사리에 밝고 강단진 성격의 소유자이다. 청암부인에 이어 이 씨 가문의 종부가 된다.
- 이강실 : 강모의 사촌 동생으로, 강모에게 몸을 허락한 후 번민에 휩싸인다. 이후 춘복에게 겁탈당한 후 자살을 기도한다.
- 춘복 : 이씨 문중의 일을 봐주는 상민 마을인 거멍굴의 상민으로, 신분제의 모순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양반에 대한 복수심에 강실을 겁탈한다.
작품의 특징
- 한국인들이 면면히 가꾸어 온 세시풍속,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의 민속학, 인류학적 기록들을 생생하게 복원해 내 '우리 풍속사를 담는 박물관', '우리말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전통 풍속에 대한 세밀하고 장황한 묘사, 다양한 전통 어휘와 사투리의 사용, 서정적이고 유려한 문체가 사용되었다.
이해와 감상
- 혼불의 의미 : 우리의 육신이 죽음과 동시에 영혼이 육체로부터 이탈하게 될 때 둥근 접시만한 크기의 푸른색을 띤 것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것을 혼불이라고 하며, 흔히 도깨비불이라고도 불린다. 옛사람들은 이것을 죽은 이의 몸에서 영혼이 불의 형태로 형상화되어, 죽은 자가 자신의 추억이 서린 곳을 떠돌다 사라지는 것으로 보았다. 이 작품에서 혼불은 우리의 전통, 삶, 민족들의 생활 양태와 같은 우리 민족의 정신과 정서를 상징하고 있다. 아울러 일제 강점기는 바로 우리 민족의 생명인 혼불을 빼앗긴 어두운 시절을 상징하며, 이 소설은 어둡고 억눌린 시대를 경험한 사람들의 꺼진 혼불을 환하게 지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 <혼불>의 여인 3대의 삶 : 이 작품에서는 여인네들의 가문지키기가 하나의 초점이 된다. 청암부인을 비롯하여 손부인 효원으로 대표되는 여인들이 평생을 통해 남정네들이 남겨 놓은 일의 뒤치다꺼리를 해가며 지키고자 했던 것은 가부장적 남성 위주의 가계 보존과 유지, 아들 중심의 혈통 잇기이다. 여인들이 희생하면서 목숨을 걸고, 일생을 매달리면서 지키고자 했던 것이 남성적 세계였음은 하나의 아이러니이면서 이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 풍속사의 보고서인 <혼불> : 이 소설은 한국인의 생활사, 풍속사, 의례와 속신의 백과사전일 뿐 아니라, 우리 문화 전승의 전범이라고 할 수 있다. 엄숙한 관혼상제의 의식에서부터 일상적 풍속이나 관습의 동작 하나하나의 놓임에 이르기까지 그 유래와 이치와 의미를 생생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관제, 직제, 신분 제도, 신부의 의상에서부터 시작되는 혼례의 모든 절차와 의례, 전통 가구, 침선, 상례와 제례의 모든 절차와 법도, 풍수의 이치와 무속 신앙, 조선의 관제, 직제, 행정구역, 신분제도와 노비 제도, 백정의 모든 작업 과정, 염료 제조법, 옷감의 때와 얼룩을 빼는 갖가지 세탁법 등 한국인의 생활의 모든 면모를 상세하게 구성하여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 향토적이고 유려한 언어들의 향연 : 이 작품의 문학사적 의의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무엇보다도 주옥같은 우리말의 보고라는 측면에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을 예술소설이라고 지칭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문체와 언어의 아름다움에 있기 때문이다.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혼이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혼이 담긴 우리의 방언, 잊힌 순우리말과 고어 등을 발굴 및 조탁하여 소설어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혼불>은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혼불을 지켜낸 훌륭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문학사적 의의
만 17년 간에 걸쳐 완성된 대하소설인 이 작품은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도 전통적 삶의 방식을 지켜 나간 양반 사회의 기품, 평민과 천민의 고난과 애환이 생생하게 묘사되었으며, 소설의 무대를 만주로 넓혀 그곳 조선 사람들의 비극적 삶과 강탈당한 민족혼의 회복을 염원하는 모습 등을 담았다. 또한 호남 지방의 혼례와 상례 의식, 정월 대보름 등의 전래 풍속을 세밀하게 그리고, 남원 지역의 방언을 풍부하게 구사하여 민속학, 국어학, 역사학, 판소리 분야 학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하였다. 일제의 가혹한 수탈과 악랄한 지배가 더욱 극성을 떨던 일제 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억압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꺼진 혼불을 환하게 지펴 올리고 우리 한국인들이 면면이 가꾸어 온 세시 풍속,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 민속한, 인류학적 기록들을 아름다운 모국어로 생생하게 복원해 내면서 대하 서사시적이 규모로 사건 중심이 아닌 이야기 중심의 소설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 혼을 일깨우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ㅁ누화 언어, 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 참고 문헌
최명희 문학관 www.jjhee.com
최명희문학관
꽃심 하나 깊은 자리 심어 놓은 땅. 꽃의 심, 꽃의 힘, 꽃의 마음. 꿈꾸는 나라, 꿈꾸는 전주.
www.jjhee.com
혼불 문학관 www.honbul.go.kr
강찬모 / 대하소설에 등장하는 여성의 인물 유형 연구 / 2007
박현선 / 주변적 존재의 자기 인식과정-최명희 단편소설 중심 / 한국현대소설학회 / 2004
이명재 / <혼불>의 소설미학적 특질 / 현대문학이론학회 / 1999
서정섭 / <혼불>의 언어특성, 현대문학이론학회 /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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