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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나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손이 귀한 집안에 둘째 아들 두호가 태어나 모두가 기뻐한다. 군대에 간 아버지가 운전 사고를 낸 뒤, 어머니는 용한 점쟁이를 찾아다니며 온갖 수단을 다해 액막이를 한다. 액막이를 위해 목을 매어 둔 고양이를 두호가 풀어준 것으로 오해한 어머니가 두호를 잘못 밀쳐 두호가 머리를 크게 다치고, 아버지는 트럭으로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낸다. 아버지와 상극인 두호가 일찍 죽는다는 점쟁이의 말에 어머니는 비정상적으로 두호를 위한다. 하지만 두호의 불장난으로 집이 다 타고, 아버지가 다시 인명 사고를 내자, 나는 동생 두호에게 적의를 느낀다. 나는 두호를 깜깜한 산속에 버리고 도망치지만 되돌아가 두호를 업고 내려오며 꺾여 버린 그의 날개가 되리라 다짐한다.
핵심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성격 : 샤머니즘적, 환상적
- 시간적 배경 : 1970년대
- 공간적 배경 : 서울의 한 가정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1인칭 시점과 고모의 역할 : 개연성 확보 → 이 작품은 1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나가 서술할 수 있는 대상과 내용은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나가 고모에게 물어본 다음에야 비로소 비밀의 넝체를 캐낸다는 설정은 개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주제 : 미신에 얽매인 운명과 형재애를 통한 극복
- 출전 : <작단> (1979)
등장인물
- 어머니 : 계속되는 불운의 상황을 미신에 의존하여 극복하려 하며 이러한 믿음은 자신의 아이 두호를 희생양으로 만든다
- 아버지 : 운명에 도전하는 적극적 의지를 지니고 있으나, 어머니의 미신 행위를 묵인하는 등 나약한 태도를 보이는 인물이다
- 나(한호) : 어른들의 미신적인 행위에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며 어른들 세계의 희생물이 된 동생 두호를 보호해 주려고 한다
- 두호 : 아무런 힘도 없는 연약한 아이로 미신을 신봉하는 어른들 때문에 비극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가족에게 닥치는 계속된 불운 등 운명적인 힘에 맞서는 한 가족의 대응을 그리고 있다. 한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에게 계속해서 불운이 겹치면서 나의 어머니는 이것을 민간 신앙에 의해 풀어가려 하는데 점쟁이의 말을 맹신하여 두호에게 비정상적인 사랑을 쏟는 한편, 은근히 두호의 죽음을 기다리기까지 한다. 이러한 가운데 나는 점쟁이의 말을 맹신하는 어머니를 비판적인 태도로 바라본다.
어른들의 편애를 받고 집안에서 사고를 일으키는 동생을 다소 적의적인 태도로 대하기도하지만, 우연한 사건의 반복에 의해 위기감에 사로잡힌 어른들이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여 동생이 이에 희생물이 되자 나는 동생을 자신이 보호해 주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동생을 산에다 버리려다 업고 내려오는 장면에서 인간적인 사랑으로 잘못된 신앙 체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작가의 휴머니즘에 입각한 신념을 엿볼 수 있다.
구성상의 특징 - 우연한 사건의 반복, 위기감의 형성과 극복
이 작품에서는 두호가 태어난 이후, 아버지에게 반복하여 불행한 사건이 일어남으로써 위기감이 고조된다. 이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인간의 운명에 작용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지만 나는 동생에 대한 사랑과 용기로 맞선다
다른 가족의 대응 : 굿, 두호를 희새양으로 삼기 등 무속과 미신으로 극복하려 함
↑
가족의 불운(아버지의교통사고 등)
↓
나(한호)의 대응 : 동생을 버리려 하기도 하지만 합리적 사고와 사랑의 힘으로 맞섬
6. 이 작품의 갈등 구조
이 작품에서 가족 사이의 갈등은 전통적인 무속 신앙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계속되는 불운을 무속 신앙을 통해 극복해나가고자 한다. 그런데 이러한 해결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인 두호가 아버지에게 닥친 모든 불행의 원인으로 지목됨으로써 더 큰 비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두호는 아무 힘없는, 천진난만한 한 명의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어머니와 두호 사이에 발생하는 팽팽한 긴장감과 두호에게 가해지는 일종의 폭력적 행위는 전적으로 일방적인 것이다. 작가는 잘못된 무속 신앙이 불러올 수 있는 비극적인 측면을 한 가족에게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조명하면서, 한호가 동생 두호를 업고 내려오는 장면을 통해 이러한 비극적 상황은 인간애를 통해서 극복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나를 1인칭화자로 내세우며, 동생 두호에 대한 나의 태도와 심리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의도와 관계가 깊다고 하겠다.
<우리들의 날개>의 기아 모티프
형인 나가 동생 두호를 깊은 산 속에 버리려는 장면에서 기아 모티프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전래 설화나 서양의 설화에서 발견되는 모티프인데 아이가 버려지는 이유는 가난, 계모의 박대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이 작품의 경우 아이를 버림으로써 다른 구성원들이 예정된 액운을 입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동인이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두호를 희생양 삼아 남은 가족들의 안위를 바라는 심정이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날개>와 무속신앙
이 소설의 핵심에는 무속 신앙(샤머니즘)이 놓여 있다. 이는 아버지의 거듭되는 교통 사고등 몇 번의 불운이 겹치면서 그에 대한 무속적 해석, 그리고 그 해석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부모에 의해 구현된다.
이 작품 속의 두호는 다른 가족들이 운명에 대해 지니고 있는 심각한 의식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며, 가족들의 보살핌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존재이다. 이에 비해 무속의 힘은 아버지와 가족을 위협에 빠뜨리는 우연과 결합되어 있으며 점쟁이의 예언과 결합되어 두호에 비해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무속 신앙은 가족들에게 발생하는 비운과 불행에 대한 원인으로 두호를 지목함으로써 두호를 가족의 적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 나가 두호를 적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다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서 무속 신앙의 절대적 영향력은 꺾이게 된다. 이런 무속 신앙은 우리 문학 작품 곳곳에서 발견되며 독자에게 인간과 운명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하는데 이를테면 윤흥길의 <장마>에 나오는 무속과 구렁이의 삽화는 갈등과 대립은 와해시키는 모티프로 기능하며, 김동리의 <무녀도>의 샤머니즘은 인물 간의 갈등을 초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새'와 제목의 상징적 의미
...... "두호야!"
"으응, 혀엉?"
"우린 지금 새처럼 날아서 내려가는 거야"
우리는 사실 산에서 그 아래 불빛을 향해 훨훨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새는 작고 귀여우면서 연약한 이미지를 지닌다. 여기서 작가는 두호의 순수하고 연약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 두호를 새에 비유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의 제목은 가족에게 닥친 불행을 어느 한 구성원에게 돌리지 않고 가족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극복해 가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연관지어 읽기
- 김동리 <역마> : 이 작품에는 역마살을 타고난 성기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의 어머니 옥화가 떠돌이 중과 맺어 태어난 성기는 자신의 역마살을 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결국 운명을 따라 엿판을 메고 전국을 떠돈다
- 윤흥길 <장마> : 6.25라는 동족상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집안에서 이념의 대립으로 일어난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합리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던 민족의 갈등을 민간 신앙에 기대어 풀어 나갔다는 점에서 분단 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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