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7. 27.

    by. 건물주님이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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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상국 <동행> 줄거리 및 핵심정리

     

     

    줄거리

      서로 신분을 감춘 두 사내가 눈 덮인 산길을 걷고 있다. 키 큰 사내의 소년 시절 토끼 이야기가 소개되고, 억구의 지울 수 없는 공포의 기억이 소개된다. 억구의 기구한 운명과 고난의 역경이 밝혀진다. 억구는 자신이 살인가임을 말하고 아버지의 무덤에서 죽으려 한다. 연민의 정을 느낀 형사는 그를 놓아준다.

     

     

    핵심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성장소설
    • 성격 : 사실적, 여로형소설
    • 시점 : 작가 관찰자 시점
    • 시간적 배경 : 1960년대 어느 해 정월
    • 공간적 배경 : 강원도 눈 내린 산골의 밤길
    • 제재 : 6.25의 상처와 인간적 연민
    • 주제 : 6.25가 남긴 깊은 상처와 그에 대한 인간적 연민
    • 출전 : <<조선일보>> (1963)

     

    인물

    • 억구 : 어릴 때부터 천덕꾸러기로 자람. 아버지 무덤에서 자결하려고 귀향하는 중임
    • 형사 :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인물. 남의 어려운 처지에 마음이 약해지는 인간적 면모를 지님

     

     

    특징

    • 두 사람의 관계를 비밀스럽게 유지하는, 감추는 듯한 객관적 시점과 간결한 문체가 극적 효과를 높임
    • 사실 또는 진실을 감추는 듯한 문체 : 추리 소설적인 긴장감을 유발하면서 독자의 흥미를 고조시킴
    • 두 사람의 대화에 '......', 'ㅡ ㅡ'의 부호가 많이 사용됨 : 서로의 신분을 모르는 데서 오는 계산된 머뭇거림의 심리 상태를 암시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로형 소설의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범인과 형사가 서로의 신분을 감춘 채 동행인이 되어 눈길을 간다. 진행되는 사건은 너무 단순하다. 범인과 동행하던 형사는 범인의 과거를 알고 그를 놓아준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단순한 사건의 전개가 입체감을 얻게 되는 것은 길을 가면서 삽입되는 두 사람의 과거담 때문이다.

      이 작품의 대립적인 인물의 설정이 구성의 치밀성을 더한다. 한 사람은 쫓기는 자요, 또 한 사람은 쫓는 자이다. 전자는 키가 작고, 춥고 험한 길을 나서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을씨년스럽고 초라한 차림새에 걸음걸이마저 허전한 느낌을 준다. 이에 반해 후자는 키가 크고, 방한에도 빈틈없이 준비된 차림에 걸음걸이도 정확하다. 뿐만 아니라 성격도 대조적이다. 앞뒤 가리지 않는 저돌성과 잔인성을 가진 사람은 쫓기는 범인이고, 조심성과 내성적 성격, 이성과 감성사이에서 머뭇거리는 상격을 가진 사람은 형사이다. 이렇게 대조적인 두 인물을 같은 길 위에 놓음으로써 위기와 긴장감을 고조시킴과 동시에 구성상 안정감을 얻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6.25가 남긴 정신적 외상을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더욱 깊숙하게 그 상처를 드러내 준다. 주인공 억구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 살인을 하고 보복을 당하고, 그 후 다시 보복 살인을 하고 쫓겨 다니는, 6.25으 ㅣ최대의 피해자인 것이다.

     

     <동행>에 나타난 대립적 인물의 형상화 방식

      <동행>의 묘미는 대립적인 두 인물 간의 긴장 관계에 있다. 작가는 인물의 외모와 성격에서 이러한 대립을 구체적으로 형상화 한다.

     

    • 억구(죄인) : 죄를 짓고 도망치는 억구는 키가 작고 초라한 차림새이며 걸음도 허전한 느낌을 준다. 성격을 치밀어 오르는 대로 행동하는 저돌성을 보이며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 사내(형사) : 살인범을 잡으려고 쫓는 사내는 키가 크고 겨울에 대비한 방한 차림이며 걸음걸이도 정확하다. 성격은 내성적이고 조심성이 강하며, 과거의 신념과 규범 사이에서 갈등하기 때문에 소심한 편이다

     

    <동행>에서 고갯길의 상징적 의미

      이 작품은 두 인물이 등장하여 함께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고개를 넘는데, 고개를 넘는 과정에서 대화의 긴장도 가장 절정에 이른다. 이는 작가가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상응하도록 배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 인물의 움직임 : 범인과 형사인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감춘 채 구듬치 고개를 넘어 마을 어귀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 걷는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인물들의 심리가 달라진다
    • 고갯길의 의미 : 고갯길의 오르막에서는 범인인 억구가 끔찍한 과거를 고백하여 갈등이 고조되고, 내리막에서는 형사가 억구에 대한 연민의 감정으로 인해 그를 용서하기로 한다. 따라서 고개를 넘는 행위는 갈등의 고조와 해소에 상응한다.

     

     <동행>과 유사한 여로와 화해 모티프

      황순원의 <학>은 공산당 농민 동맹 부위원장인 덕재를 호송하는 남한 청년 성삼이가 덕재를 풀어 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동행>과 유사한 여로와 화해 모티프를 보여 준다. 다만 <동행>의 경우 두 사람이 초면이라는 점과 형사의 정신적인 성장이 강조되는 반면, <학>의 경우는 두 사람이 과거의 절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석방의 행위가 이념 갈등을 초월하는 순수한 우정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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