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종생기> 줄거리 및 핵심정리

  이상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인 <종생기>의 줄거리와 핵심정리에 대해서 정리해 봅시다.

 

 

 

줄거리

  나는 유서를 작성 중에 있다. 열세 번의 유서를 거의 완성해 갈 무렵, 나에게 속달 편지가 날아들었다. "영원히 선생님 한 분만을 사랑하지요."라는 절절한 명문으로 된, 정희의 편지였다. 나는 그 편지를 받은 후, 개세의 경륜과 유서의 고민을 씻어 버리기 위해서, 맵시를 차려 약속 장소로 나간다. 그러나 정희는 공포에 가까운 변신술을 지닌 여인이다. 전날 저녁에 S와 태서관 별장에서 만나는 등 딴 사내와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나에게 그런 속달 편지를 띄운 것이다.

  어제 밤 정희는 그 낯짝으로 이상선생님께 속달을 띄우고, 또 그 낯짝으로 나를 만났던 것이다. 이 황홀한 전율을 즐기기 위해 정희는 무고한 이상 선생님을 징발했던 것이다. 나는 속고 또 속고 또또 속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혼돈되어 버렸다. 그러나 정희는 S를 만나러 가 버렸고, 눈을 떴을 때 나는 혼자였다.

 

 

핵심정리

• 배경 : 기형화된 근대도시의 식민지 조선 경성과 동경을 넘나드는 공간
• 시점 : 일인칭 주인공 시점
• 주제 : 부정한 여인의 비윤리성으로 인한 자학과 갈등
• 출전 : <<조광>> (1937)

 

등장인물

• 나 : 스스로의 인생에 대하여 자조하는 인물
• 정희 : 과거의 남자가 있으면서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는 비윤리적 인물

 

 

이해와 감상 

1. 자살 충동이라는 글쓰기 방식

  자살 충동을 글쓰기라는 방식을 통해 극복한다는 이상의 창작방법은 종래의 글쓰기의 어떤 형태와도 이질적이고 단절적이다. 종래의 글쓰기는 어떤 사회적 목적의 달성을 위해 일체의 기교를 발명하고 동원하고 혹사했다. 이상의 경우는 이와 달리 오직 죽음을 연장시키기 위해, 그 죽음을 피하기 위해, 글쓰기의 온갖 기교를 부렸다.

 

  현대인은 절망하라. 절망은 기교를 낳고, 기교 때문에 절망한다.

 

  우리 근대문학사에서 자살충동을 글쓰기라는 방식을 통해 작품의 내용과 형식으로 한 번에 고양시킨 예는 <종생기>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작품 안에서 하나의 소재적 계기 정도로만 활용되는 유서가 아니라 유서의 문학화 또는 삶의 유서화라는 시각에서 <종생기>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성을 안고 있다. 

 

2. 심리주의 소설

  심리주의는 작가가 작품에서 인간의 내면심리를 묘사할 때 질서 정연하게 쓰는 대신에 마음에 스치는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여과 없이 써내려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소설에서 계속 주인공 혼자 생각하는 것을 물 흐르듯 계속 기술하는 내적 독백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의 <종생기>에서 나는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비루한 삶과 쓸쓸한 소외의식, 치열한 갈등 속에서 고뇌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심리주의 소설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 참고 문헌

한국소설사 / 김윤식, 정호웅 / 문학동네 / 2005

시와 소설 / 이상 /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