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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는 염상섭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줄거리
- 23세의 일본 경도 삼고(현, 경도대학 교양부) 학생인 덕기가 방학을 이용해 귀국했다가 다시 떠나려 하는데 증조부 제사로 인해 출발을 미룬다. 조의관, 친구인 병화가 등장한다.
- 덕기의 부친인 조상훈과 그 첩인 홍경애가 소개된다. 조의관 집안의 대가족이 여러 인물들의 군상과 함께 묘사된다.
- 병화의 하숙집을 중심으로 하여 그려진다. 아버지(목사)와 불화 관계에 놓인 병화는 마르크스주의의 실천을 위해 일부러 가난한 하숙집 생활을 감내하고 있다. 하숙집 딸인 필순과 필순의 아버지(왕년의 사회주의자)가 등장한다.
- 조상훈과 홍경애 사이에 난 딸 이야기가 나오며, 덕기와 홍경애의 소학교 동창 시절이 그려진다.
- 증조부의 제사로 출발을 미룬 덕기는 문중회의를 통해 남자들의 갈등을 체험한다. 이 밖에 덕기의 모친과 그의 처, 수원집 사이에 일어나는 여인들의 대립과 갈등, 첩 홍경애로 인한 덕기와 부친(상훈)과의 갈등 등이 드러난다.
- 덕기가 경도로 간 후 홍경애를 사이에 두고 김병화와 조상훈이 만난다. 상훈은 홍경애를 만나 김병화와의 관계를 따진다.
- 덕기로부터 온 편지에 대해 병화는 필순에 대한 덕기의 관심이 순진함인지 아닌지 생각해 본다.
- 조상훈이 병화와 타협하기 위해 새로 사준 외투 때문에 상훈의 새 첩인 김의경이 탄로 나고, 이를 알게 된 경애는 질투와 증오심을 일으킨다.
- 장안의 명물 매당(뚜쟁이)가 등장, 중산층 삶의 타락한 실상이 제시되며, 매당과 김의경, 홍경애 사이의 갈등이 노골화된다.
- 매당을 통해 조의관의 첩이 된 수원집이 감기로 앓아누운 조의관을 독점하며 덕기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을 중상 모략하여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켜 나간다.
- 사회주의 활동가인 피혁이 홍경애의 집으로 숨어들어 지내며 탈출의 준비를 한다. 한편 자신을 대신해 국내 활동을 할 김병화와 접촉한다.
- 피혁은 국외로 탈출한다. 조부의 급환으로 덕기가 서둘러 귀국한다.
- 덕기는 조부로부터 유학을 포기하고 가문의 상징인 사당과 금고(재산)의 열쇠를 받으라는 명에 의해 처음에는 유학을 마치고 와서 받겠다고 말하나 조부는 엄명으로 금고의 열쇠를 건네준다.
- 이 사이 조부는 병이 위독, 대학병원에 입원한다. 덕기가 금고의 재산을 확인하는데 이에 수원집, 최참봉 등 다른 인물들이 감시의 눈으로 본다.
- 조의관이 수술을 받고 비소 중독의 증후를 안고 사망한다. 덕기도 이 사실을 알고 부검을 하여 범인을 잡고자 하나 주위의 만류로 포기한다.
- 피혁이 주고 간 돈으로 병화는 경애와 반찬 가게를 차려 일경의 눈초리를 피하고자 하나 다른 사회주의자 운동가인 장훈의 패거리로부터 피습을 당한다.
- 상훈은 더욱 방탕한 생활에 빠져 본처를 몰아내고 김의경과 매당을 자신의 집으로 끌어들여 노름과 사치로 가산을 탕진한다.
- 조의관의 사망과 변화를 둘러싼 사회주의자들의 동향을 하나의 사건으로 엮은 일제 경찰에 의해 거의 모든 인물들이 대대적으로 검거된다.
- 조부 살해 사건이나 사상 관계에 무혐의 처리로 덕기가 풀려 나와 일제와 적절한 타협을 하면서 다른 인물들도 석방되나 병화만은 감옥에 남는다.
등장인물
<삼대>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부수적으로 그들이 속한 세대나 시대의 이념이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 구시대의 봉건적 제도와 가치관에 얽매어 있는 완고한 보수주의자 조의관, 개인적 타락으로 스스로 파멸의 길로 빠져드는 진보적 개화주의자 조상훈, 조부와 부친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이해하려는 합리적인 현실주의자 조덕기, 목사의 아들로서 스스로 마르크시스트로 자처하고 행동하는 은신적 사회주의자 김병화, 일경에 체포돼 사상적 신념을 위해 자결하는 행동적 마르크시스트 장훈, 독립운동을 하다 순사 하는 기독교적 민족주의자인 홍경애의 부친 등은 모두 그러한 인물들이다. <삼대>를 식민지 시대를 사는 여러 세대나 인물들의 모든 가치관의 충동을 총체적으로 제시한 '갈등의 장' 혹은 '식민지적 갈등의 총체적 구조'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당대의 다양한 인간군을 포괄적으로 제시한 데 있다.
작품 감상
1. <삼대>는 1931년 1월 1일부터 그 해 9월 17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장편소설로, 만석꾼인 조 씨 일가의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3대가 각기 다른 가치관 아래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그린 소설일 뿐만 아니라, 당대 조선의 사회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2. 작품 속에서의 사건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일어나고 있지만, 세대 간의 서로 다른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가족사 소설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3. 이 작품에는 크게 두 가지의 갈등이 나타난다.
- 가족 내부의 갈등 : 이는 세대간의 갈등이다. 조의관과 상훈 사이의 갈등은 보수와 개화라는 이념상의 갈등에서 시작하여 재산의 상속을 두고 심화된다. 상훈과 덕기의 갈등도 표면적으로는 홍경애를 둘러싼 도덕적인 문제인 듯하나, 재산권의 상속을 둘러싼 대립이란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가족 간의 갈등의 축이 되는 것은 돈이라고 할 수 있다.
- 계층 간의 갈등 : 이는 개인과 사회의 갈등이라 할 수 있다. 김병화는 타락한 중산층의 삶은 물론, 이를 조장하며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식민지 질서 전체에 대하여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조의관, 상훈 등과는 첨예한 대립을 보이면서, 마르크스주의자인 피혁을 추종하여 지하 활동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조국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재산 싸움에만 몰두하는 타락한 중산층의 삶은 물론, 이를 조장하는 일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1930년대 청년세대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 주는 것이다.
4. 이 작품에서 작가는 새로운 세대인 덕기나 병화 등의 미래상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식민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사회적 계층 간의 갈등과 역사적, 사회적 변동 속에서의 세대교체의 실상을 분명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5. 작가는 조 씨 3대를 통하여 3.1운동이 끝난 1920년대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대단한 파노라마적기법으로 그려 보인다. 부의 주변에 서식하는 기생적 인물들의 타락상과 구세대의 시대착오적이고 위선적인 삶에 날카로운 비판으로 던지면서, 덕기와 병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에 시대적 과제 해결의 희망을 걸고 있는 이 소설은 염상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인정받는다.
6. <삼대>는 한국 신문학사를 통해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30년대 서울의 이름난 만석꾼 조씨 일가를 무대로 하여 조부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 이 삼대가 일제 식민지 하에서 어떻게 몰락하고 어떤 의식을 지니며, 당시 청년들의 고뇌가 어떠했는가를 사실적인 수법으로 파헤쳐 인간 심리를 미묘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특징
- 당대의 한국 사회를 박진감 있게 그려 낸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작임
- 치밀한 묘사가 뛰어남
- 삼대에 걸쳐 세대 간의 갈등 및 당시 청년들의 정신적 고뇌를 그렸음
- 서울 특유의 말씨와 호흡이 긴 문장을 사용하고 있음
- 대화, 행동, 외양 등을 통하여 인물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음
- 각 장면에서 주요 인물을 시점의 주체로 설정하였음
- 각 세대의 특징을 반영하는 전형적 인물이 등장함
반응형현실 인식 태도
- 항일, 광복의 의지 : 식민지 치하의 현실이 비정상적임을 인식하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 봉건 가족 제도와 구도덕에 대한 비판 의식 : 개인의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근대 의식을 지녔다
-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 : 식민 통치, 봉건 윤리, 봉건과 근대의 사회적 갈등 등을 지닌 당시 사회를 묘지처럼 인식하고 이로부터 탈출하고자 하였다.
- 외래 사조 유입에 대한 비판 의식 : 외래 사조 유입은 내용보다 형식, 창조보다 모방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였다
의의
염상섭은 <삼대>에서 한 가족을 중심으로 부정적 혹은 긍정적 다수 인물들을 제시함으로써 식민지 당대의 한국인과 한국사회에 있어서의 근원적 결핍과 역사적 당위의 문제를 시사하고 있다. 그의 현실 인식은 <만세전>에 비해 치열성이나 강렬도가 약화되어 있지만 그것이 폭넓고 밀도 있는 작품 구조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시야의 확대와 진지성의 심화를 간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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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김윤식, 정호웅 / 한국소설사 / 문학동네
김우창 / 궁핍한 시대의 시인 / 민음사 / 1982
권영민 / 염상섭전집 12 / 민음사 / 1987
문학과 사상 연구회 / 염상섭 문학의 재인식 / 깊은 샘 / 1998
유종호 외 / 염상섭 / 서강대학교 출판부반응형'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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