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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어느 화창한 봄날, 나는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구경 갔다가 배따라기를 부르는 그를 만나 사연을 듣는다. 그는 영유 사람으로, 어여쁜 아내와 동생 한 명을 두고 살았다. 그는 친절하고 성품이 쾌활한 아내가 미남인 동생에게 친절한 것을 보고 이를 질투하여 아내를 자주 괴롭힌다. 아내에게 줄 거울을 사들고 집에 온 그는 아내와 동생이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로 숨을 허덕이는 것을 보고 오해하여 둘을 내쫓는다. 저녁때 방에 들어와 성냥을 찾던 그는 옷 뭉치에서 쥐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 된다. 다음 날 아내는 죽은 채로 발견되며, 아우는 집을 나가 자취를 감춘다. 결국 그는 뱃사람이 되어 유랑하는 동생을 찾아 20년 동안 방랑생활을 하게 된다. 그 후 10년 세월이 흐른 뒤 그는 바닷가에서 동생을 만나게 되는데 동생은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라는 말만 남기도 떠나 버린다. 그리고 다시는 동생을 만나지 못한다. 그는 나를 위해 배따라기를 한 번 더 부르고 떠나버린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설
- 성격 : 낭만적, 유미주의적, 자연주의적
- 시간적 배경 : 일제 강점기
- 공간적 배경 : 평양과 영유
- 시점 : 바깥이야기 - 1인칭 관찰자 시점 / 안 이야기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오해가 낳은 인간의 비극적 운명
문체
- 우유체적 문체 보임
- 호흡이 짧은 문장의 직접적이고 역동적인 묘사가 돋보이고 빠른 사건 진행이 두드러짐
- 방언과 비어의 사용 : 방언과 비어는 민중의 생활상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 대문에 독자는 생생하고 사실적인 느낌을 갖게 됨
- 현재형 서술이 과거형 서술로 바뀜
- 한층 구어체에 가까워져서 인물의 대화가 현실감 있게 제시됨
- 3인칭 단수 '그' 도입
- 의의 : 1910년대 이광수 소설의 계몽적 경향을 극복하고 순수 예술 단편으로서의 기본적 형태를 갖춘 작품
- 출전 : <<창조>> (1921)
반응형등장 인물
- 형 : 아내를 사랑하나 질투심이 많아 비극을 초래한다
- 아내 : 성격이 밝고 친절하나 남편의 오해를 받고 자살한다
- 동생 : 배따라기 노래를 잘 부르고 외모가 준수하고 늠름하다. 형의 오해와 형수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일생을 방랑한다.
- 나 : 서술자이면서 관찰자이다. 상념에 잠겨 '진시황'의 삶을 예찬하는 등 예술 지상주의 또는 유미주의적 인생관과 가치관을 드러낸다
이해와 감상
내용은 자연주의적 특징을 보이고 형식은 액자소설의 구조를 갖춤으로써 한국 현대 소설사에서 단편 소설의 미학을 본격적으로 보여 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극단적인 미를 추구하는 나의 미의식과 오해, 질투로 아내와 아우를 잃고 회한의 유랑을 계속하는 그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두 이야기는 배따라기의 곡조 속에서 하나가 된다
이 작품에서 중심 내용인 작품 내부의 이야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애욕과 비극적 운명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그는 도덕이나 윤리, 혹은 이성의 규제를 의식하기보다는, 충동적인 감정과 본능에 의해 행동하는 인물이며, 그의 이러한 성격은 운명의 우연성과 맞물려 아내의 죽음과 아우의 유랑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이러한 점은 자연주의적 특질과 함께 작가의 낭만적 미의식을 보여준다
배따라기의 서사구조
- 액자 소설의 형식은 두 번의 '만남 - 헤어짐'의 서사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 첫 번째 만남과 헤어짐은 나와 그의 헤어짐(바깥 이야기)이고, 두 번째 만남과 헤어짐은 그의 이야기 속에서 그와 아내, 그와 아우의 만남과 헤어짐(안 이야기)이다. 이러한 바깥과 안의 이야기는 동일한 주제 의식 밑에 서로 대응 관계를 이루면서 짜여져 있는데 바깥 이야기의 화자인 나와 안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가 느끼는 삶의 비극과 허무함이 동일한 지평 위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의 비극적인 운명은 배따라기의 애절한 곡조 속에 아름답게 승화되며 나의 미의 낙원에 대한 추구도 여기에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
- 액자 구조의 효과 : 액자의 겉 이야기를 통해서 속 이야기의 완결성을 확보하고 그 개연성을 정당화한다
- 이 작품에서 '배따라기' 민요의 역할 : 배따라기는 평안도 민요의 하나다. 배따라기라는 이름은 '배 떠나기'의 방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노래는 뱃사람들의 고달프고 덧없는 생활을 내용으로 담고 있는데, 그 곡조는 슬프고 애처롭다. 이 작품에서 배따라기는 바깥 이야기와 안 이야기를 매개시켜 준다. 또한 바다 이미지와 어울려 매우 서정적인 신비감을 주며, 작품의 내용을 아름답게 엮어가는 역할을 한다.
배따라기에 나타나는 유미주의 또는 예술 지상주의
- 자연주의 특질 :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야수성, 성격 결함에 따른 비극적 파국, 우연성 즉 운명 속에 내던져진 한 가족의 삶 등의 특징은 자연주의 소설로 보는 근거가 된다
- 유미주의 또는 예술 지상주의적 경향 : 나는 대동강을 산책하며 삶과 인간에 대한 상념에 잠긴다. 이때 나는 문득 진시황을 떠올리면서 진시황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가 진시황을 예찬하는 것은 진시황이 인간의 욕망을 극단적으로 발현한자이며 삶을 누구보다도 미학적으로 살았다는 점, 유토피아를 꿈꾸는 점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연관 지어 읽기
- 김동인 <광화사> : 김동인의 유미적 취향이 드러난 작품으로서, 작가의 예술 지상주의적 경향이 작중 인물 솔거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솔거로 대표되는 예술가의 강렬한 예술혼이 표현된 결과가 원망의 빛이 서린 미인도라는 점에서 절대미의 추구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드러내고 있다.
- 나도향 <물레방아> : 1925년 <조선문단>에 발표된 작품으로 마을의 부자이며 실력자인 신치규 노인과 그 집에서 행랑살이를 하는 이방원 내외 사이에 벌어지는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김동인의 초기 작품들이 낭만성을 추구한 데 반해 이 작품은 사실주의적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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