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7. 21.

    by. 건물주님이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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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진 <자전거 도둑>

     

     

    줄거리

      '나'는 자신의 자전거를 누군가 몰래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인을 찾다가 범인이 바로 에어로빅 강사를 하는 매력적인 여자 서미혜임을 알게 된다. '자전거 도둑'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어린 아들 브루노와 자신을 동일시했던 '나'는 '자전거 도둑' 서미혜를 보며 아버지와 혹부리 영감의 기억을 떠올린다. 무능한 아버지는 혹부리 영감 앞에서 비참한 수모를 견디며 연극적인 행동을 해야 했다. 나는 복수하기 위해 혹부리 영감의 가게를 분탕질 치고 이로 인해 혹부리 영감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된다. 서미혜의 사정도 밝혀진다.

      영화 속의 아들은 자전거를 훔친 범행이 발각되자 간질을 일으키는데, 간질을 일으켰던 서미혜의 오빠도 그와 같다고 생각한다. 또한 서미혜는 그런 오빠를 자신이 죽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점은 영감에 대한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이다. 서미혜는 오빠를 죽게 한 가해자라는 정신적 공허와 죄책감을 달래기 위해 '자전거 도둑'이 되었던 것이다.

     

    핵심정리

    • 성격 : 사실적, 회고적, 실존적
    • 구성 : 과거 - 두 인물의 유년기의 고향  / 현재 - 1990년대 서울 주변의 신개발 도시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주제 : 실향민 아버지를 통한 유년기의 가난과 상처
    • 특징 : 구조적 유사성을 가진 세 가지 이야기의 중첩 / 절박한 함경도 사투리를 구사하여 대사의 실감을 높이고 있다.

     

     

    이해와 감상

      이 소설은 아버지 세대에 대한 기억을 개성적인 문체로 살려 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의 작품답게, 등장인물이 어린 시절 아버지를 통해 받은 내면의 상처를 환기하는 기억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영화 '자전거 도둑'을 매개로 서술자인 '나'와 '서미혜'의 이야기가 중첩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한 유년기의 상처가 핵심 모티프로 작용하여 사건이 전개된다. 주인공 '나'는 자신의 자전거를 훔쳐 타는 서미혜를 보고 이탈리아 영화 '자전거 도둑'과 자신의 유년기의 상처를 떠올린다.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참한 수모를 당해야 했던 무능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영화 속의 상황과 동일시되어 '나'에게 깊은 상처로 각인되어 있다. 서미혜 또한 영화 속의 인물과 자신의 오빠를 동일시하며 자책감에 젖어있다. 유년의 이러한 상처와 관련하여 우리의 삶이 어떻게 굴절될 수 있는가를 성찰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미혜'가 새 자전거를 훔쳐 타는 이유

      영화 '자전거 도둑'에서 자전거를 훔친 청년과 서미혜의 오빠는 간질과 자전거라는 공통 매개항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미혜는 오빠를 자신이 죽였다는 죄책감을 지니고 있는데 그 씻을 수 없는 죄책감이 그녀로 하여금 '자전거 도둑'이 되게 한 것이다. 즉, '자전거 도둑 - 간질 - 오빠'로 이어지는 연상 작용 속에서 그녀 스스로 자전거 도둑이 됨으로써 오빠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심리적 욕구가 작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적 욕구가 효과적으로 충족되기 위해서는 그녀가 반드시 자전거 도둑이 되어야 하는데, 자전거를 훔쳐 타고 있는 것을 '내'가 알아버렸으므로 그녀는 더 이상 자전거 도둑이 될 수 없었다. 따라서 다시 자전거 도둑이 되기 위해서 그녀는 새로운 자전거를 훔쳐 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목의 의미

      '자전거 도둑'은 자전거를 몰래 타고 다닌 자전거 도둑이 서미혜임을 알고 나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영화 '자전거 도둑' 이야기로 바뀐다. 즉, '자전거 도둑'을 통해 영화 속으로 들어가고, 영화 속의 인물과 서술자의 이야기를 겹치게 하면서 유년의 상처를 환기하기 위해 붙인 제목이다.

     

    김소진의 소설과 아버지

      김소진의 소설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한 지름길은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다. 김소진은 아버지(아버지 세대)의 존재와 삶을 되묻고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모색하는 도정으로 소설을 썼던 우리 시대의 질박한 이야기꾼이었다. 그런 까닭에 김소진의 소설 쓰기는 일그러진 아버지의 초상을 복원하기 위한 여정 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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